"킹달러 시절 좋았는데"… 의류 수출업체들 울상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킹달러' 수혜를 톡톡히 봤던 의류 업체들이 울상을 짓는 모습이다. 글로벌 의류 브랜드 업체들에서 주문을 받아 의류를 제작해 수출하는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들은 매출이 대부분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달러당 원화값이 상승(환율은 하락)하면 매출이 줄어드는 구조를 갖고 있다.

때문에 올 들어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최대 호황기를 누렸던 의류 OEM 업체들의 실적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인한 글로벌 의류 수요마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초중반대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돌파하며 역대급 '킹달러'추세를 보였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 위기가 있던 지난 2009년 이후 13년 만이었다.

고환율에 원자재와 완제품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국내 기업들의 경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반대로 한세실업, 영원무역, 신원 등 미국 수출 비중이 큰 의류 OEM 의류 제조업체들은 환이익을 톡톡히 봤다. 수출 물량이 늘지 않아도 매출과 이익이 추가 발생해 실적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동남아·중남미 등에 의류 생산 기지를 두고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하는 만큼 달러 매출 비중이 높다. 때문에 달러 강세가 두드러졌던 지난해는 환이익 효과로 실적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신원의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원무역과 한세실업 역시 각각 98.3%와 81% 뛰었다.

3분기 역시 이들 기업의 실적은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3분기 영원무역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6.7% 급증했으며 같은기간 신원도 37.3% 성장했다. 한세실업은 전년보다 58.8% 영업이익이 늘어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인 1701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 들어 달러가 약세 흐름으로 전환하면서 의류 OEM 업체들의 실적도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증권업계는 올 1분기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03%, 36.49%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배송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달러 주문이 줄어들어 매출이 감소하고, 원재료 매입 시점차로 영업이익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세실업의 실적 하락 폭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세실업은 티셔츠, 후드 등 기본 의류 아이템에 사용되는 니트 원단을 갭(GAP), 올드네이비, 타겟, 월마트, H&M 등에 납품하고 있다. 그런데 니트 원단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해 경기 침체기에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는 달러로 약 2개월 전에 선주문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시기에는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브랜드 기업들은 경기가 안좋으면 판매 단가와 재고를 낮추려고 해 OEM 업체들이 더 큰 압박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