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업무개시명령, 시멘트 차주부터 발동된 이유는?
시멘트-레미콘-건설현장 연쇄 '피해'
"건설산업발 경제 위기 개연성 높아"

정부가 29일 집단 운송거부에 나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에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업무개시명령은 시멘트업 운수종사자에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시멘트업계 집단운송 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업무개시명령은 2003년 화물연대 총파업을 계기로 2004년 도입됐다. 제도 도입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적용된 것이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시멘트업계에 우선 적용하기로 한 것은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시멘트 출고량이 급감하면서 전국 건설현장 '셧다운'이 현실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로 시멘트 출고량이 평상시 대비 90~95% 가량 감소하면서 시멘트를 주원료로 하는 레미콘 생산도 중단되고 있다. 이에 따라 레미콘을 받아 골조공사를 진행하는 전국 건설현장도 속속 멈추고 있다. 국토부는 "공기 지연, 지체상금 부담 등 건설업 피해 누적 시 건설원가·금융비용 증가로 산업 전반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는 건설산업발 국가경제 전반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개연성이 높다"고 업무개시명령 발동 이유를 밝혔다.

전체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중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시멘트 운수사 209곳과 시멘트업 운수종사자 2500명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이 중 BCT 차주는 1000여명으로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2만5000여명)의 4%에 불과하다. 

다만 전국 BCT 차량 3000여대 중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이 약 30%를 차지하면서 시멘트업계의 피해는 큰 상황이다. 시멘트는 철도와 배, BCT 차량 등을 이용해 시멘트를 운송하는데 육상 운송 비중이 약 4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시멘트업 운수종사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뒤 점차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에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요구해 온 건설업계는 이번 조치로 운송중단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

앞서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등 5개 단체는 공동 성명서를 내고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로 국가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신속히 업무개시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지난 6월 파업에는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해 화물연대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 업무개시명령 발동으로 동조 파업을 하거나, 사태를 지켜보던 비조합원들에게는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시스 제공]